지난 겨울, 머리카락이 마치 빨래줄에 걸린 빨래마냥 푸석푸석해져서 정말 속상했어요. 염색도 자주 하고 드라이기도 매일 하는 제 머리는 이미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였죠. 미용실에서 추천받은 수십만 원짜리 트리트먼트도 잠시 효과뿐, 두세 번 씻으면 다시 원점… 그럴 때 우연히 러쉬 매장에서 발견한 게 바로 이 러쉬 수퍼 밀크 컨디셔닝 헤어 프라이머였어요.

제가 러쉬수퍼밀크에 반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그 이름처럼 부드러운 밀크 텍스처예요. 보통 헤어 에센스는 오일이나 크림 타입이 대부분인데, 이 제품은 진짜 우유처럼 흐르는 듯한 제형이에요. 그래서 머리카락에 바를 때부터 확 느껴지는 촉촉함이 특별하더라고요. 아마도 유기농 아보카도 오일과 코코넛 밀크 성분이 주는 효과인 것 같아요. 건조한 머릿결에 바르는 순간, 마치 목마른 땅에 비가 내리는 것처럼 머리카락이 성큼성큼 수분을 먹는 게 느껴졌어요.

첫날 사용 후엔 그냥 “오, 촉촉하네” 정도였어요. 그런데 일주일 정도 꾸준히 사용하니 머릿결이 정말 달라졌어요. 특히 제가 가장 고민이었던 머리 끝부분의 갈라짐이 현저히 줄었고, 빗질할 때 걸리는 느낌도 사라졌죠. 원래는 샴푸 후에 무조건 트리트먼트를 해야 머리가 풀렸는데, 이제는 러쉬수퍼밀크만으로도 충분해요. 게다가 은은한 바닐라 향이 머리에 남아서 하루 종일 기분까지 좋아지더라고요.

저는 샴푸 후 물기를 약간만 짠 상태에서 머리 길이의 1/3부터 끝까지 발라요. 특히 건조한 끝부분에는 조금 더 집중적으로! 그런 다음 3~5분 정도 기다렸다가 헹구는데, 이때 너무 오래 두지 않는 게 포인트예요. 처음엔 “이게 다 빠져나가나?” 싶을 정도로 미끌거리는데, 물로 헹구면 오히려 머릿결이 부드러워지는 게 느껴져요. 드라이기 전에 조금 발라주면 열피해도 막아주고 광택도 더 살아나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어요. 첫째는 가격이 조금 부담된다는 점 (68,000원). 둘째는 향이 강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좋아하지만 향에 민감하신 분들은 시향해보시길 추천해요. 또 한 가지, 지성 두피라면 두피까지 바르지 말고 길이만 신경 써주는 게 좋아요. 저처럼 건성 두피에 건조한 머릿결을 가진 분들에게는 정말 천상의 제품이지만, 모든 머리 타입에 맞지는 않을 수 있어요.

그래도 추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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