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박스를 열자마자 눈에 띈 건 진한 붉은색이었어요. “아, 이건 평범한 김치가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색감이 선명했죠. 실비김치 특유의 매콤한 향이 공기를 채우는데, 마치 어머니 손김치를 막 담그신 듯한 생생한 느낌이었습니다. 포기김치 특유의 통통한 배추 잎 사이로 번지는 고춧가루 빛깔이 정말 예술이더라구요.

실비김치를 처음 맛본 순간, 제 미각은 순간적으로 마비됐다가 3초 뒤에야 매운맛이 폭발하더라구요. 마치 고추장에 버무린 듯 진한 맛이 특징인데,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저도 살짝 눈물을 흘릴 뻔했어요. 하지만 이 매운맛이 중독성 있어서 계속 손이 가더라고요. 특히 배추 속대 부분이 아삭하면서도 매운 양념이 스며들어 정말 맛있었습니다. 평소 매운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추하는 맛이에요.

이 김치의 진가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때 더 잘 드러나요. 매운 실비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였는데, 물을 많이 부을 필요도 없이 깊은 맛이 우러나오더라구요. 김치볶음밥을 해먹을 때는 따로 고추가루를 넣을 필요 없이 김치 자체의 매운맛으로 충분했어요. 특히 주말 아침, 실비김치를 넣은 김치전을 부쳤는데 가족들이 단번에 다 먹어버릴 정도로 호응이 좋았습니다. 17,000원대 가격대치고는 양도 푸짐해서 한 포기로 일주일은 거뜬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조선김치 불김치의 비결은 전통 방식의 발효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유통기한이 60일로 다른 김치에 비해 긴 편인데, 이게 발효를 천천히 진행시키기 때문인지 맛이 더 깊게 느껴졌습니다. 배추의 아삭함과 매운 양념의 조화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지더라구요. 처음 받았을 때보다 2주일 정도 지난 후에 먹었을 때가 더 맛있었습니다. 단, 너무 오래 두면 익어서 신맛이 강해질 수 있으니 적당한 시기에 다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 실비김치, 매운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천국이지만 매운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들은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처음 구매하시는 분들은 작은 사이즈로 먼저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또 배송 오는 동안 김치 국물이 조금 새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받자마자 바로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좋아요. 개인적으로는 이 김치와 찰진 보리밥의 조합을 강력 추천하는데, 매운맛이 보리밥의 고소함과 잘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이었거든요.

매운 김치 애호가를 위한 솔직한 총평

비슷하지만 또 다른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