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오랜만에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건 신발이었어요. 평소에 신던 운동화로는 부족함을 느꼈고, 전문 등산화를 찾던 중 눈에 들어온 게 바로 블랙야크트레킹화 요크셔 더퍼스트 GTX였죠. GTX(고어텍스) 방수 기술이 적용된 모델이라는 점, 블랙야크 브랜드의 신뢰도, 그리고 의외로 세련된 베이지 컬러가 마음에 들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제품은 12만원 대 후반이라는 합리적인 가격대가 결정적이었어요.

박스를 열자마자 느낀 건 ‘이거다!’라는 확신이었어요.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마감이 눈에 띄었죠. 특히 베이지 컬러가 생각보다 다양한 옷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첫 발을 넣었을 때는 약간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는 새 제품이라 당연한 현상이었어요. 2-3일 정도 실내에서 신고 다니니 금방 발에 맞더라구요. 발등 부분의 쿠셔닝이 특히 만족스러웠고, 발가락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설계된 앞코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북한산 백운대 코스로 첫 산행을 나갔을 때의 기억이 납니다. 초반 계단 구간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편안했지만, 본격적인 암릉 구간에서 이 블랙야크트레킹화의 진가를 느꼈어요. 미끄러운 바위 위에서도 안정적인 접지력을 보여주었고, 발목을 잘 잡아주어 피로도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특히 GTX 방수 기능은 예상보다 훨씬 뛰어났는데, 길에 마주친 작은 계곡을 실수로 밟았을 때도 속까지 젖지 않아 놀랐죠. 산에서 내려와서도 발이 편안했던 게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이 블랙야크트레킹화는 단순한 등산용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에요. 비 오는 날 출근길에 신어보니 일반 운동화보다 훨씬 안전하고 편안하더라구요. 특히 미끄러운 지하철 계단이나 빗길에서 확실한 그립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게도 420g(1켤레 기준)으로 생각보다 가벼워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없었어요. 다만 도심에서 신을 때는 디자인이 약간 튀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기능성 면에서는 정말 만족스러운 제품이에요.

지금까지 약 15번 정도의 산행과 수많은 일상 착용을 거치며 이 제품을 충분히 테스트해볼 수 있었어요. 가장 놀라운 건 아직도 방수 기능이 완벽하게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신발 전체의 내구성도 좋아서 험한 산길을 다녀도 큰 흠집이 생기지 않았어요. 유일한 단점은 통풍이 다소 약해 더운 날씨에는 발이 조금 땀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을부터 봄까지의 계절에는 최적의 신발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미끄러운 낙엽길이나 젖은 바위에서의 접지력은 정말 일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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