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슈퍼마켓에서 우연히 발견한 기꼬만간장. 검은색 유리병에 담긴 모습이 왠지 모르게 믿음직스러워서 덜컥 구매하게 됐어요. 평소에 그냥 대충 사다 쓰던 간장과는 달리, 이 제품은 뚜껑을 여는 순간부터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은은하게 퍼지는 된장 냄새가 아니라 깔끔하면서도 진한 간장 향이 코를 스쳤습니다.

계란말이에 기꼬만간장을 뿌려 먹었을 때의 그 충격은 잊을 수가 없어요. 평소와 똑같이 요리했는데 왜 이렇게 맛이 다른 걸까? 간장 한 방울이 요리의 풍미를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달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지더니, 어느새 계란말이 한 접시를 순식간에 비워버렸죠. 이건 분명히 평범한 간장이 아니었어요.

알고 보니 기꼬만간장은 전통 방식으로 6개월 이상 발효시킨 양조간장이더군요. 대량생산되는 화학간장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 제품이었어요. 재료도 간단했습니다. 국내산 콩, 밀, 소금, 물만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죠. 첨가물이나 인공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서인지 맛이 정말 순수했습니다. 특히 간장을 입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깊은 풍미와 은은한 단맛은 일반 간장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것이었어요.

기꼬만간장을 사용한 후로는 평범한 집밥이 레스토랑 음식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졌어요. 특히 두부에 살짝 뿌려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에요. 간장 자체의 맛이 워낙 풍부해서 다른 조미료를 많이 넣을 필요가 없더군요. 된장찌개를 만들 때도 기꼬만간장을 약간만 추가하면 깊은 맛이 살아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번 쓰고 나니 이제 다른 간장으로 돌아가기 싫을 정도예요.

기꼬만간장은 가격이 약 16,000원대로 일반 간장에 비해 조금 비싼 편이에요. 하지만 양이 500ml로 꽤 많고, 맛이 진해서 조금만 사용해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어요. 유리병에 담겨 있어 보관도 편리하고요. 다만 개봉 후에는 냉장 보관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색이 일반 간장보다 진해 음식 색깔이 짙어질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이 진한 색이 요리에 품격을 더해준다고 생각하지만요.

간장 하나로 요리의 품격을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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